lum777
지금은 추적 오는 시기인가
장마라고 하면 평범한 비처럼 느껴지지만, 역시 봄비나 장마보다도 가을비 가을비는 내리면 공기가 아주 고요해지고 조금 서늘한 정도가 좋아서 가을비가 제일 좋거든. 그럼 겨울은? 겨울비는 추위가 살을 파고들어 고요함을 넘어 아프게 하니까 가을비가 제일 좋아. 고요함만 따진다면 겨울을 택하겠지만, 겨울 이른 아침의 무음 세계는 꽤나 좋지. 후지와라 후세이의 가을비 하이쿠가 걸작인데, 『가을비의 차가움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네』 『산 하나가 청정함 곧 아름다움 가을비』 가을비에 젖어 쌀쌀하지만 그것 또한 기분 좋게 느껴져. 가을비가 내린 후에는 산 전체가 깨끗해지고 공기도 맑아지며 고요하고 아름다운 것이지. 이런 뜻인데, 나는 이 두 구절이 감정적으로 딱 맞아떨어져서 공감이 깊어. 그리고 가을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하이쿠 초심자인 나도 이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읊어줘서 고맙다는 마음이야. 단풍으로 붉게 물든 산에 가을비 내린 후 살짝 안개가 낀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단풍이 없더라도 비 온 뒤의 산을 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정서를 느끼게 되니 비도 산도 가을 특유의 공기감도 신비로운 존재인 거야. 여름비는 시끄러워. 쏴아 내리더라도 뭔가 시끄럽고 공기도 시끄러워서 인간으로 치면 파티피플이지, 걔는.
2026.09.17 오후 10:13 · 조회 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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