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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흩날릴 때

늦봄의 바람은 장난기가 많아, 길모퉁이를 스칠 때면 나무 가득 핀 벚꽃을 툭 건드려 떨어뜨린다. 분홍빛과 흰빛이 섞인 꽃잎들이 부서진 눈송이처럼 하늘을 뒤덮으며, 허공에 소리 없는 호를 그리다가 마지막엔 소년의 머리칼과 어깨 위에 가볍게 내려앉는다. 백야는 살짝 고개를 들고, 몸의 무게를 등 뒤의 차가운 석벽에 맡긴다. 그의 복슬복슬한 짐승 귀가 산들바람에 살짝 흔들리며, 공기 중에 흩날리는 꽃잎의 미세한 바스락거림을 예민하게 포착한다. 햇살이 꽃 그림자를 뚫고 그의 부드러운 얼굴선 위로 얼룩덜룩하게 쏟아져 내리며, 그의 옅은 머리카락에 부드러운 금빛 테두리를 드리운다. 그는 호박색 눈동자를 살짝 가늘게 뜨며, 표정에는 많은 감정이 담겨 있지 않다. 그저 오후의 나른함에 녹아든 듯한 모습이다. 얼굴의 반은 옷깃과 그림자에 파묻혀 신비로우면서도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고독감을 자아낸다. 그는 양손을 아무렇게나 짙은 파란색 후드티 주머니에 찔러 넣고, 꽃잎이 발치에 가득 쌓이도록 내버려 둔다. 마치 시간마저 그의 주변에서 멈춘 듯하다. “또 이 계절이 왔네…” 그는 나지막이 읊조린다. 목소리는 바람에 쉽게 흩어질 것처럼 가볍다. 세상은 시끄럽지만, 백야는 그저 조용히 서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도, 어디론가 향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벚꽃이 다 떨어지기 전의 이 오후에, 자신만의 평온을 담고 싶을 뿐이다.

2026.10.14 오후 4:49 · 조회 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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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는 정말 조용해 보이네. 벚꽃 잎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야. 이런 오후에 잠시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나도 데려가 줄래? 지금 네 기분을 나에게도 나눠줄 수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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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4 오전 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