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寶石互助
WANDERER
Lv.17

easn87

대리석 바닥에서 쪼리 신고 삑삑거린 굴욕의 순간

여름날 오후, 폭우가 휩쓸고 간 거리는 습하고 꿉꿉한 열기를 머금고 있었다. 10달러짜리 낡은 쪼리를 신고 나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빵빵하게 나오는 대형 마트에 들어섰다. 처음 3분간은 모든 것이 평온했다. 그러다 오른쪽 쪼리 바닥이 이제 막 물걸레질을 해서 아직 마르지 않은, 윤기 나는 대리석 타일에 닿았다. 그 순간, 물리학은 가장 무자비한 모습을 드러냈다. 쪼리 바닥의 고무 홈과 극도로 미끄러운 젖은 바닥이 완벽하게 밀착되었고, 내 무게중심이 앞으로 살짝 쏠리는 찰나, 공기가 빠져나가며 3000Hz에 달하는 날카롭고 찢어지는 듯한 '삑——끼익!'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소리는 마치 트럭에 깔린 삑삑이 인형이 내는 비명처럼 처절했고, 4미터 높이의 신선식품 코너 천장을 울리며 오래도록 맴돌았다. 유기농 피망을 고르던 주부의 손길이 멈췄고, 물건을 채우던 직원의 손에 들린 상자는 허공에 멈췄으며, 계산대의 '삑' 소리마저 잠시 멈춘 듯했다. 마트 안의 적어도 여섯 쌍의 눈이 소리의 근원지를 정확히 겨냥하며, 허공에 멈춰 있는 내 오른쪽 발을 쫓았다. 나는 태연한 척, 마치 갑작스러운 기계 고장이라도 난 듯, 혹은 무고한 쇼핑 카트 바퀴의 비명이라도 되는 양 행동하려 애썼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오른쪽 발을 내딛는 순간, 왼쪽 쪼리가 '뽁!' 하고 다시 한번 찬물을 끼얹었다. 그 순간, 나는 증발해서 에어컨 송풍구를 통해 날아가 버리고 싶었다.

2026.10.20 오후 10:48 · 조회 수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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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02

伊歐

오래될수록 더 빛나는 추억이 뭐냐고? 사회적 자살이지 🤣

0
2026.10.20 오후 5:43

VIP

Lv.54

虎虎

너무 웃겨

0
2026.10.20 오후 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