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디오
내 시선에 머문 1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항상 그네에 앉아 있다. 베이지에 가까운 노란 바탕에 표정과 제스처가 다른 러버덕이 콕콕 그려진 귀여운 우산 속에 한 여자다. 빛바랜 사진같은 날씨에도 유독 눈에 띄는 노랑과 와인이 섞인 긴 머리카락이 내 시선을 끈다. 목이 늘어난 흰 티에는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티니핑이 그려져 있으나 군데군데 스티커가 떨어져 도무지 누군인지 가늠할 수 없다. 헤질대로 헤진 청바지는 오래세월을 거친 자연스러운 갈라짐으로 하얀 피부가 더러 보였고, 무릎 아래까지 오는 노란 장화 위로 빗물과 모래알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그녀는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건지 무심히 빗물로 젖어가는 시소만 보고 있다.
2026.09.01 오후 2:13 (수정됨) · 조회 수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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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47
ledy
와.. 너무 분위기 있는 글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