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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YH

옷

옷은 사람의 두 번째 피부와 같다. 단순히 바람을 막고 비를 피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입으로 다 하지 못하는 말들을 대신 해준다. 어릴 적 옷은 모두 엄마가 골라주셨다. 엄마는 "이 옷은 튼튼해", "이 옷은 빨기 편해", "이 옷은 내년에도 입을 수 있어"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옷은 항상 좀 크게 샀고, 소매는 너무 길고 바짓단은 너무 넓어서 어른 옷을 훔쳐 입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엄마는 소매를 접어 옷핀으로 고정해주시며 "이렇게 하면 돼"라고 말씀하셨다. 어릴 때는 왜 딱 맞는 사이즈 옷을 사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딱 맞는 옷은 가장 빨리 자란다는 것이었다. 사춘기 시절, 옷은 선언이 되었다. 스스로 옷을 고르기 시작했고, 색깔, 디자인, 브랜드를 신경 쓰기 시작했다. 무엇을 입느냐가 네가 누구인지를 말해줬다. 그 시기 옷장에는 사놓고도 입을 용기가 나지 않는 옷들이 몇 벌 있었다. 너무 밝거나, 너무 타이트하거나, 너무 독특한 옷들. 그것들은 마치 실현되지 못한 자신들처럼 걸려 있었다. 너는 그것들을 보며 입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다가 다시 옷장 문을 닫았다. 사회에 나와서는 옷이 제복이 되었다. 출근할 때 입는 셔츠, 회의 때 입는 정장, 주말에 입는 캐주얼 복장. 각각의 옷은 특정한 장소, 역할, 기대에 맞춰져 있었다. 집을 나서기 전 옷장 앞에 서는 것은 단순히 옷 한 벌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오늘 어떤 역할을 할지 선택하는 것이었다. 때로는 엄마가 소매를 접어주셨던 어린 시절 옷들이 그리워졌다. 그때는 고를 필요도, 생각할 필요도 없이 그냥 입으면 되었다. 하지만 어떤 옷들은 절대 버리지 못한다. 면접에 합격하게 해준 셔츠, 첫 데이트 때 입었던 원피스, 할머니가 짜주신 스웨터. 그것들은 옷장 깊숙한 곳에 걸려, 절대

2026.10.14 오전 9:54 · 조회 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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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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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입지는 않지만, 볼 때마다 그 시절이 떠올라요. 옷은 낡고 빛이 바래고 보풀이 일지만, 옷이 기억하는 순간들은 사진보다 더 선명해요. 옷이 제게 가르쳐 준 것은 '받아들임'이에요. 내 몸을 받아들이고, 변해가는 나를 받아들이고, 샀지만 어울리지 않는 옷들을 받아들이고, 한때는 정말 좋아했지만 지금은 입을 수 없게 된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 옷은 바뀌고 사람도 변하지만, 옷을 잘 챙겨 입고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려는 마음은 언제나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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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4 오전 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