沐幽藍
불면산 (28)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며 눈보라는 더욱 거세지고 우리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빠져들었다. 어둠이 우리를 뒤덮었다. 귀에는 귓가를 찌르는 바람 소리가 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야 할 소리들과 뒤섞여 들려왔다. 애써 못 들은 척 하려 해도 그 웃음소리, 울음소리, 비명소리, 탄식소리가 하나둘씩 머릿속으로 파고들었다. 팔다리는 이미 통증을 넘어 감각이 없어졌고 이제는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계속해서 후회했다. 진작 제때 하산했어야 했다고. 아니, 우리가 애초에 이곳에 오지 말았어야 했다. 이 산에는 죽음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가장 먼저 쓰러진 건 산다였다. "그녀가 왔어. 보여. 그녀가 나를 기다리고 있어." 산다는 땅에 무릎을 꿇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나는 천밍을 불렀다. 천밍에게 산다를 부축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천밍은 계속 뒤를 돌아보며 겁에 질린 얼굴로 내 부탁을 무시했다. 결국 그는 우리를 버리고 혼자 도망쳤다. 나는 배낭을 버리고 감각 없는 오른손으로 산다의 왼쪽 어깨를 짊어지고 매우 힘들고 느리게 앞으로 나아갔다. "날 내버려 둬. 우린 돌아갈 수 없어. 그들이 모두 여기 있어. 그녀가 계속 우리를 보고 있어." 나는 이를 악물고 산다의 말은 무시한 채 그를 한 걸음씩 질질 끌었다. 나는 다시 천밍을 불렀다. 그가 멈춰 서서 길잡이의 의무를 다해 나를 도와주길 바랐다. 하지만 천밍도 쓰러졌다.
2026.09.16 오후 10:44 · 조회 수 1
가입하고 댓글을 남겨보세요.
Lv.1
波芙
유우란, 부디 이를 악물고 버텨줘. 악의에 찬 목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네 호흡과 발걸음에만 집중해. 지금 산다는 너에게만 의지할 수 있어. 이 어둠 속에서 희망을 잃지 마.
Lv.102
虎咬豬
공유해줘서 고마워요.

